강원국의 말하듯이 글쓰기 #01
1강 말은 잘하는데 왜 글은 어려울까?
말로 하는 건 쉬운데 글로 쓰는 건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원국 작가는 그렇다면 그것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말도 어렵고 글도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말이 쉬우면 방법이 있다. 바로 말해보고 쓰면 된다. 강원국 작가는 말하듯이 글 쓰는 방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말해보고 쓴다.
그는 글쓰기 전에 꼭 아내에게 먼저 쓸 내용에 대해서 먼저 말을 해본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그렇게 말을 하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새로운 생각이 나기도 한다. 아내에게 말을 못 하는 상황이라면 혼자 산책을 한다. 산책하면서 쓸 내용에 대해서 혼자 중얼중얼 말해 보는 것이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 연설 비서로 일할 때 대통령께서는 구술을 해 주셨다. 대통령님께서 말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곧 글이 된 것이다. 대통령님께서는 구술을 할 때 ‘처음부터 받아 적지 마라’, ‘내가 받아 적어라 할 때 받아 적어라’ 그렇게 얘기하시고 말을 쭉 하셨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지금부턴 잘 받아 적어’ 그때부터 받아 적으면 바로 글이 되었다는 것이다. 즉 대통령님은 말로 생각을 하고 글로 정리하셨다. 우리가 말을 하려면 생각을 계속해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이 생각을 끌어 오는 것이다. 실제로 작가가 출판사에서 1년 7개월 정도 일을 할 때 저자들에게 글을 써 달라고 하면 다들 바쁘다고 거절했는데 말을 해 달라고 하거나 강의 요청 또 인터뷰에 응해 달라 그러면 쉽게 승낙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저자들의 말을 녹음해서 그가 글로 옮기는 일들을 해 봤는데 그것은 얼마든지 글이 되었다.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굳이 처음부터 글로 쓰려고 하지 말고 말을 먼저 해보는 것이다. 또는 말을 그냥 녹음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에는 말을 그대로 글로 옮겨주는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옮겨준 글을 한번 출력해서 고쳐보는 것이다. 말은 빈틈이 많고 교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다듬고 조금 교정을 보면 글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친한 사람에게 편하게 말을 해 보는 것이다. 친구에게 자신에게 들은 내용을 글로 한번 정리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같이 글을 쓰는 모임 동료들끼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정리해주다 보면 글에 붙일 것도 생각나고 고쳐야 할 것을 수정할 수 있다. 말을 하면 본인 생각을 한번 정리하는 것인데, 듣는 사람은 또 이것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정리를 하게 된다. 들으면서 쓴 글을 눈으로 보면 또 한 번 정리가 된다. 몇 단계에 걸쳐서 크게 부담 갖지 않고도 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신의 글을 쓰는 일은 되게 부담스럽지만 남의 말을 듣고 그걸 정리하는 일은 그다지 부담스럽지는 않다. 따라서 첫 번째 방법은 '말이 된다면 말해 보고 글을 써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말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둘째, 글을 많이 쓴다.
말이 되는데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가 말은 많이 하는데 글을 많이 안 써봤기 때문이다. 자주 안 하는 일, 낯선 것은 두렵기 마련이다. 안 한 것을 잘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하루에 글 한 줄 안 쓰고 지나가기도 한다. 글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하루에 밥 세끼 먹듯이 3번은 아니어도 한 번은 글을 단 한 줄이라도 써야 한다고 강원국 작가는 말한다. 글 쓰는 방법을 제일 잘 익힐 수 있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좋아질 수 있다. 일상적으로 하루라도 놓치지 않고 글을 쓰려면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의지로는 어렵다. ‘내가 오늘부터 매일 글을 써야지’ 굳세게 마음먹고 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방법은 습관밖에는 없다. 조건 반사처럼 어느 시간이 되면 그냥 자동으로 자신의 글을 쓰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습관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루틴이 필요하다고 한다. 글쓰기 전에 의식 같은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기만의 의식을 치르면 뇌는 글을 써야 된다고 생각하고 글 쓸 준비를 한다. 강원국 작가에게는 그런 루틴이 계속 변해왔다고 한다. 카페에 가는 것도 루틴일 수 있고 안경을 글을 쓰고 싶을 때까지 계속 닦는 것, 산책을 하는 것이 루틴이 될 수 있다. 김훈 선생님은 연필을 계속 깎는 것이 글쓰기 전의 루틴이다.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그 루틴으로 습관을 들여보자. 작가는 ‘오늘 아침에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닌 매일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고, 기자이다. 그래서 매일매일 글 쓰는 습관으로 글쓰기 두려움을 이겨내 보라는 것이 두 번째 제안이다.
셋째, 독자를 머리로 상상하라.
마지막 세 번째 제안이다. 말은 쉬운데 왜 글쓰기가 어려울까 그것은 말할 때는 앞에 듣는 사람이 있고 글은 없기 때문이다. 그가 군대에 있을 때 신병이었을 적 그때는 관물대를 쳐다보고 앉아 있으라고 했다. 면벽수행 하듯이 벽을 쳐다보고 앉아 있으라고 했다. 그렇듯 벽에 대고 말을 하면 말이 안 나온다. 누구에게 말을 하는데 리액션 하나 없고 표정이 하나도 없는 사람한테 말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힐 것이다. 리액션이 좋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할 때는 말이 저절로 잘 된다. 말은 앞에 듣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쉽다. 그런데 글은 앞에 독자가 앉아 있지 않다. 한참 뒤에 글이 내 손을 떠난 뒤에 독자가 그 글에 대해 평가를 하고 지적을 한다. 어떤 평가가 있을지 두렵다. 그런데 우리가 말을 할 때는 반응이 좋지 않으면 그 반응에 맞춰서 말을 한다. 지루해하는 것 같거나 재미없어하는 것 같으면 말을 약간 바꾸거나 조금 못 알아듣는 것 같으면 좀 더 자세히 알려준다. 심드렁하면 그냥 건너뛰기도 하는 등 말을 듣는 사람의 반응을 반영해서 말을 한다. 이러한 점이 말하기가 쉬운 이유기도 하다. 그래서 글을 쓸 때도 말하듯이 독자를 머릿속에 앉혀 놓고 쓰라는 것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독자를 정한다. 특정인을 정해야 한다. 그냥 막연하게 '서울시민'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내가 잘 아는 사람 누구, 서울 시민 중에 내가 잘 아는 친구, 부모님 등 한 사람을 정한다. 2단계, 그 사람이 뭘 좋아할까 생각해 본다. 그 사람이 도대체 내 글에서 뭘 구할지 어떤 기대를 할지 무엇을 원할지 내가 뭘 주면 좋아할지를 생각해 본다. 그것은 자신이 그 글을 쓰는 이유이자 목적인 것이다. 3단계, 반응을 생각하면서 쓴다. 글을 쓸 때는 계속 독자의 반응을 생각하면서 쓴다. 예전에 김우중 회장을 모실 때는 그에게는 김우중 회장 한 사람이 독자였다. 김대중 대통령 모실 때는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모실 때는 노무현이 독자였다. 그의 독자는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명확하게 반응이 왔다. “야 그거 무슨 소리야 좀 천천히 얘기해 봐, 됐고 결론이 뭔데?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이런 것들에 반응하면서 글을 쓰면 글을 쓸 때 의지할 글동무가 있고 외롭지 않고 나중에 지적받는 것도 줄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독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독자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 내 글을 통해서 위로를 받거나 용기를 받거나 지식과 정보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내 글을 읽기 전보다 독자가 조금 더 나은 상태가 됐으면 좋겠다 혹은 뭐라도 얻어 가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독자뿐 아니라 자신의 글을 등장하는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어떤 사람의 상태나 처지가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마음을 갖고 글을 썼을 때 글 쓰는 보람도 있고 글을 쓰고 나서 성취감도 느끼게 된다. 글을 쓰는 의미도 분명해집니다. 연애편지를 쓸 때는 밤을 새워도 힘들지 않은 법이다. 못 쓴 연애편지라는 것은 없다. 받는 사람이 다 감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연애편지를 쓰는 사람에게는 독자가 딱 한 명이다. 그 독자를 위하는 위하는 마음과 간절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기에 감동을 하고 그 글에서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
e서울시민기자학교 강의 내용을 발췌 및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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