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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강원국의 말하듯이 글쓰기 #02 글은 쓰고 싶은데 무엇을 쓰지?

by 달탄향 2023. 9. 3.

강원국의 말하듯이 글쓰기 #02

 

2강 글은 쓰고 싶은데 무엇을 쓰지?

글을 쓰는데 소재를 찾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강원국 작가 역시 소재 찾기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한다. 글감과 소재, 기삿거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만 이것을 찾기만 하면 글쓰기의 절반은 다 한 셈이라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연설문, 기고문 쓸 때 늘 그에게 한 제일 첫마디가 "야 무슨 얘기할까"였다. 그러다가 할 얘기를 찾으면 너무 좋아했다고 회고한다. 무엇을 쓸 것인가? 즉 소재를 찾는 일은 중요하다.

첫째, 사람에게서 찾는다.

우선 첫 번째는 사람에게서 소재를 찾는 것이다. 사람 중에서도 먼저 나에게서 찾는 것이다. 나의 경험,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는 3단계로 쓰시면 된다. 자기에게 있었던 일화, 에피소드를 그냥 쓴다.(1단계 :  자신의 에피소드) 그다음은 그 경험을 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것, 깨달은 것, 알게 된 것을 쓰는 것이다.(2단계 : 에피소드에서 발견한 의미) 마지막으로 신뢰도를 높여주기 위해서 인용을 붙여주면 된다.(3단계 인용하기) 나만 이런 경험을 한 것이 아니고 다른 누구도 이런 경험을 했고 어떤 유명한 사람도 이런 말을 했다는 식으로 인용을 한다. 이렇게 먼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첫 번째 글감 찾는 방법이다.

사실 자기의 경험은 내가 제일 잘 쓸 수 있다. 일종의 홈그라운드에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일단 출발한 뒤 여기서 좀 더 확장해 나가면 남의 경험을 쓰는 것이다. 그것을 보통 사례라고 한다. 남의 경험 역시 경험이기 때문에 사례를 보여주고 그 사례가 시사하는 의미, 교훈, 시사점을 쓴다. 그 사례가 주는 교훈과 시사점을 써 주고 역시 마찬가지로 그것만으로는 글이 안되기 때문에 인용을 붙여줘야 한다. 글감을 사람에게서 찾을 때 첫 번째는 내 이야기, 두 번째는 남의 이야기에서 찾는다.  이 둘의 공통점은 '경험'이라는 것이다.

 

둘째, 사건에서 찾는다.

두 번째로 글감은 사건에서 찾는다. 일어난 사건을 기사로 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하나는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묘사의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사건을 쓰는 방법(1) 묘사 
있는 그대로 눈에 보이듯이 쓰는 것이다. 보통 신문기사, 스트레이트 기사는 묘사이다. 묘사는 육하원칙의 방식으로 쓴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를 글로 나타내면 머릿속에 사건이 그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묘사의 방식으로 사건을 다뤄야 한다. 이것이 사건을 가지고 글감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설명이다.
사건을 쓰는 방법(2) 설명
사건을 설명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것은 묘사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는 것이다. 사건을 설명할 때는 먼저 사건을 일단 정의 내린다. 사건을 규정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사건은 한 마디로 OOO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무엇인지 그 이유를 들고 이 사건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이 사건은 왜 일어나는지, 이유와 원인은 무엇인지, 이 사건이 미치는 영향과 파장은 무엇인지 이와 같은 것들을 설명하는 것이다. 어떤 사건을 정의 내리고 이유와 원인을 말하고 이 사건이 갖는 의미를 말하고 이 사건이 미치는 영향과 파장을 이야기한 후 여기에서 자신의 설명만으로 부족하다면 전문가 의견을 들어서 전문가들은 사건을 어떻게 보는지 그 견해를 붙여주는 준다. 그리고 사건의 당사자들 말을 넣을 수도 있다. 

 

셋째, 문제에서 찾는다.

세 번째는 문제에서 찾는 것이다. 기자가 하는 일은 사실을 전하고 설명하는 일도 있지만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 해법을 제시하는 있다. 그것이 칼럼이 될 수도 있고 사설이나 논설이 될 수 있다. 문제를 가지고 글을 쓰려면 문제의식이 있어야 한다. 즉 깨어 있어야 한다. 문제의식을 갖기 위해서 늘 질문해야 한다. '저게 왜 저렇게 됐지?' 계속 의문을 가지고 궁금증을 가지고 물어야 한다. 질문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냥 넘어가지 않고 저게 뭐지 왜 그렇지? 이렇게 관찰하는 것, 그것을 통해서 문제의식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뇌는 문제를 외면하려고 한다. 귀찮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못 본 체하면서 넘어가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인지적 구두쇠이다. 이런 뇌를 깨어 있게 하려면 늘 질문하고 관찰하면서 문제의식을 유지해야 된다. 그래서 문제가 발견됐을 때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문제를 진단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진단하고 나서 해법을 제시하면 된다. 그러면 문제점을 밝히고 이 문제가 왜 일어나는지 진단을 하고 문제 해법을 제시한다. 사설을 보면 거의 3단계 구성으로 되어있다. 최근에 어떤 사건, 어떤 문제가 일어났다. 그런데 이것이 이런 이유로 일어났다. 따라서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문제 글감으로 다뤄서 글을 쓰는 것이다.

 

넷째, 비판에서 찾는다.

비판으로 글쓰기는 크게 두 종류이다. 어떤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을 밝히고 그 의견이나 주장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 내 의견은 이겁니다'라는 구성으로 쓸 수 있다.

또 하나의 방식은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로 먼저 시작하고 그다음 '내 생각과는 달리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처럼 반대 의견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반대 의견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일리가 있지만 이러한 점에서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의견과 내 의견을 합해서 결론을 낸다. 이때 주의해야 될 것은 균형감 유지하는 것이다.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해서도 안되고 남의 의견에 그냥 무작정 따라가서도 안된다. 

 

위 두 가지 말고도 추가적으로 또 다른 방법도 있다. A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B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한 후 A, B 의견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마지막에 A 손을 들어주거나 B 손을 들어주거나 혹은 A, B의 의견을 합해서 결론을 내는 것이다.

 

마지막 강원국 작가의 당부_ 메모하기

글쓰기는 평소에 준비해두어야 한다. 평소에 준비해 놓은 것을 써먹는 것이 글쓰기지 글을 쓸 때 그것에 대해 찾으려고 아무리 자료에서 찾고 취재를 해도 한계가 있다. 평소에 메모를 해놓은 사람과 글감을 모아놓은 사람은 그것들을 써먹고 싶다. 글을 쓰고 싶어 진다. 그러니 평소에 메모를 하자. 기억나는 것이 있어도 메모를 하고, 책이나 칼럼을 읽다가 새로운 걸 알게 돼도 메모를 하고, 누군가에게 좋은 정보를 들어도 메모를 하고 좋은 생각이 떠올라도 메모를 하는 등 수시로 메모를 해두는 것이다. 그 메모 조각들을 많이 해두면 결국은 글을 쓸 때 그것들이 떠오르고 서로 조합이 되고 융합이 돼서 글이 써지는 것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것을 참고하고, 자료를 보고, 취재하는 것과 더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메모를 하는 것이다.

 

강원국 작가
강원국 작가 _ JTBC 제공

e서울시민기자학교 강의 내용을 발췌 및 정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