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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온라인 세상에서 눈에 띄는 글쓰기 1편. 터지는 글에는 3가지 법칙이 있다, 박창선 대표

by 달탄향 2023. 10. 3.

유튜브 영상이나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포맷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온라인상에서 글을 쓴다는 것에 부담이 더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어떻게 하면 글을 더 맛깔나게 쓰고 소비자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지 박창선 대표가 제시하는 몇 가지 포인트를 함께 짚어볼 것이다.
 

박창선 대표 사진
글 쓰는 디자이너 박창선 대표


첫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글

사람이 말하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문체를 흔히 구어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구어체를 넘어서서 글을 쓰는 사람이 옆에서 직접 말하고 있는 듯한 생생한 콘텐츠를 '육성 지원 된다'라고 표현한다. 디지털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단어이다. 여기서 디지털 글쓰기란 웹이나 앱상에서 보이는 모든 텍스트 콘텐츠를 의미한다. 보도자료, 기고문, 매거진과 같은 매체에 실리는 글부터 마케팅 메시지나 유튜브에 콘텐츠를 소개하는 몇 가지 문구들까지도 전부 다 디지털 글쓰기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글을 쓸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글이 과연 사람의 영혼을 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지 않는 이유는 그 글이 광고여서가 아니다. 사실은 사람이 느껴지지 않아서 혹은 매력이 느껴지지 않아서 이탈하는 것이다.
 
육성 지원 되는 글을 만들려면 3가지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관계성, 두 번째는 보이스톤, 세 번째는 콘텐츠이다. 먼저 첫 번째 '관계성'부터 살펴보자. 엄마와 아들, 선생과 제자와 같이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관계를 떠올려보면 그 사이에 발생하는 말투를 떠올릴 수 있다. 글을 읽는 독자와 글을 쓰는 필자가 과연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지 생각해 보자. 전문가와 일반인의 관계일 수도 있고, 정보력이 뛰어난 인싸 친구와 정보에는 둔한 친구 사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정확하게 규정하려면 그 범위가 너무 넓어서는 안 된다. 지구상에서 딱 한 명만 내 글을 본다면 과연 누가 볼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글을 써 보는 것이 좋다. 수십만 명이 나의 독자가 된다면 정확한 말투를 잡기 어려워진다. 10대, 20대, 30대, 40대 또는 청소년, 직장인 이렇게 너무 큰 범위를 잡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두 번째는 보이스톤이다. 보이스톤이란 말 그대로 어떤 말투를 의미하는 것이다. 말투를 좌지우지하는 것들은 단어나 어미, 문장의 길이, 설명의 정도 같은 물리적인 요소들이 좀 더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밥을 먹었냐'라고 물어볼 때도 '식사하셨습니까?'라고 물어볼 수도 있고 '밥 먹었어?'라고 물어볼 수도 있고, '배 안 고프냐?'처럼 친근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 같은 정보를 전달할 때도 말투나 관계성에 의해서 보이스톤 즉, 어미나 단어 사용이 달라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단어이다. '굉장하다'라는 단어 하나에도 '대단하다', '대박이다' 또는 '전무후무하다' 다양한 표현들로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 보통 사람들에겐 말버릇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쓰고 있는 단어의 결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단어나 업계의 용어들이 많이 담기게 마련이다. 전문가가 쓴 글이 항상 옳고 비문이 있으면 잘못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단어의 결이 중간에 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가 되느냐이다.
 
마지막 세 번째 포인트는 콘텐츠이다. 이 콘텐츠는 관계에 의해서 많이 규정이 된다. 친구 사이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논하지는 않는다. 역으로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는 요즘 유행하는 힙한 카페에 대해서 얘기하지는 않는다. 관계에 따라서 이야기 나누기 자연스러운 소재가 있고, 부자연스러운 소재가 있다. 독자와 필자와의 관계를 친구 사이 또는 언니 동생 사이로 규정을 했다면 그 관계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콘텐츠를 뽑아내보는 것이다.
 
 

둘째, 위트 있는 글

위트는 디지털 글쓰기에서 한 방을 터트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방이라는 것은 콘텐츠를 읽어 내려가던 중에 '와 진짜 여기는 너무 재밌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을 하지?'라고 말하는 "와우" 포인트를 의미한다. 예술에서는 이것을 카타르시스라고 부른다. 카타르시스의 원래 사전적 의미는 '정화'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내적인 공포나 불안 또는 갈등 상황들이 응축되어 가다가 한순간에 정화가 될 때 카타르시스라고 부른다. 중요한 것은 갈등 구조나 문제점이라고 제시하는 부분들을 꾸준히 응축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독자들은 주로 앞부분만 읽고서 글 전체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디지털 글쓰기 같은 경우는 F자형 글을 읽는다. 초반 두세 줄 정도를 진지하게 읽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버리기 때문에 앞부분에서 충분한 긴장의 맥락을 설명하지 못하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의 소지도 있다. 갈등 구조를 쌓아 올리는 방법은 하나의 노하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다양한 방식을 채택한다. 그중에 위트와 유머는 반대하는 사람과 찬성하는 사람 모두가 웃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이외에도 심화된 내용들을 가정하며 심각한 분위기로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가급적이면 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웃으면서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겨 줄 수 있는 유머와 위트를 적극 활용허여 카타르시스를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셋째, 균형을 지킨 글

만약 갈등 구조를 쌓아 가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그다음 단계는 밸런스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갈등 구조가 너무 계속되거나 클라이맥스에 모든 것을 다 실어버리게 되면 글을 비대칭적인 느낌을 주게 된다. 전반부나 중반부까지는 참 좋았는데 마지막에 가서 갑자기 마무리가 되거나 뜬금없는 결말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의 제1의 목표는 터지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읽히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매력은 후반부에서 발휘됩니다. 전반부는 유입을 만들어 내고 중반부는 체류 시간을 높인다. 그리고 후반부에 가서는 관여도를 만들어 낸다. 댓글을 달게 만들고, 공유하게 만들고, 좋아요를 누르게 만드는 이 모든 액션들은 후반부에서 완성이 된다.
 
자신의 콘텐츠가 생명력을 얻고 널리 널리 퍼져 나가기 위해서는 그저 자극만 있어서는 안 된다. 논리성과 자극, 재미까지 이 세 가지 밸런스가 한 번에 맞아야 한다. 자극은 흔히 제목에서 비롯된다. 소위 '어그로를 끈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제목에 낚였다는 말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당연히 콘텐츠의 퀄리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논리성이 이 부분에서 중요하다. 만약 제목에서 사람들이 유인이 됐다고 한다면 논리성은 본문의 탄탄한 구성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재미는 본문 중간중간에 쓰인 단어와 디테일한 어미들, 표현 방식에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결국 제목부터 본문 또는 단어의 디테일까지 완벽하게 글을 지배하고 있어야 밸런스를 갖게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쓰는 콘텐츠에 완전히 빙의되어 있어야 이것이 가능해진다.
 

맺는말

이러한 밸런스가 단순히 스킬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글을 써본 경험의 차이가 퀄리티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글은 많이 써본 만큼 몸이 스스로 체득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혹자는 글은 머리가 쓰는 것이 아니라 손이 쓰는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듯이 미쳐 두뇌로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손이 저절로 잡아내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스킬을 구현할 수 없다고 해서 스스로 자책하거나 채찍질하지는 말자. 그 순간에도 계속 글을 쓰고 있을 것이고 그 글을 우리의 손이 익히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한 줄씩 쓰고 있는 여러분들을 응원한다.
 
 

e서울시민기자학교 강의 내용을 발췌 및 정리하였습니다.